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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림, (트러스)트윤. 두 부부의 첫 번째 이야기 – 날 마다 웃는 집

호혜성빠 2024. 10. 16. 15:48

 

 

# 수림하우스의 시작

트윤 : 왜 긴장돼 갑자기? 

리림 : 오빠 기다려 줘. 

트윤 : 아무튼 마누라는 왜 결혼을 하면서 그 '날마다 웃는 집' 책을 그걸 앞에다 꽂아놨어? 현관문 앞에다가?

리림 : 날마다 웃는 집이 되려고. 

트윤 : 날마다 웃는 집이 되려고? 그럼 그 책을 꽂아 놓으면 웃는 집이 되는 거야? 

리림 : 웃는 집이 되려고 노력을 하는 거지. 그게 제목이 마음에 들었지.


  2013년 8월 여름. 우리는 결혼을 했다.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들은 부모님의 오래된 다세대 집 방 2칸짜리 14평 집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새로 산 가구도 없었고, 새로 산 전자제품은 선물 받은 냉장고 하나 있던 시절. 트윤이가 어린 시절부터 썼던 책상을 그대로 썼고, 장롱은 30년된, 시어머니가 결혼 시작하면서 그 어머니에게 선물받은 장롱을 물려받았다. 

  그런 집을 보면서 우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트윤이는 아직은 부모품이라며 철없이 실실 웃고 있었고, 리림이는 시집살이를 시작하면서 긴장된 마음으로, 하지만 날마다 웃는 집을 만들기 위해 손을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 아무도 읽지 않았지만, 대충 느낌은 안다

리림 : 책을 읽진 않았어. 내가 읽은 법륜스님 책은 날마다 웃는 집이 아니었고, 결혼 전에 법륜스님 책을 엄마가 들고 와서 읽어야 한다고 그래서 그 책을 읽고 결혼관을 머릿속에 딱 박아놓고 결혼을 시작 했는데, 근데 결혼하고 들어와보니 오빠 책들이 있었고, 법륜스님이 쓰신 다른 책이 있었고, 그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 

트윤 : 책을 안 읽었구나.(웃음) 그 스님의 주례사. 마누라 스님의 주례사를 읽었다. 그리고 날마다 웃는 집은 읽지는 않고 현관문 앞에 세워놨어.

리림 : 제목이 좋아서. 

트윤 : 아 제목이 (웃음)

리림 : 스르륵 펼쳐봤는데, 법륜스님 항상 하시는 설법 내용이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더라구. 

트윤 : 그치 그 내용이 그 내용이지. 근데 그 내용이 그 내용인데 그 내용이 무슨 내용이야? 

리림 : 그 내용이 그 내용인데 되게 명쾌하고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았을 때 올바르게 제대로 산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

트윤 : 어. 

리림 :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이 탁탁 나올 때가 있지. 

트윤 : 맞아. 

리림 : 내가 집착하지 않고 순간순간 열심히 사는 법은 법륜스님한테 배운 것 같아요. 


 결혼했을 때 우리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었다. 트윤이는 대학교 4학년, 고시준비를 하느라 취업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고, 세상물정도 모른다. 수중에는 천만원 밖에 없다. 리림이는 시집살이를 시작한다. 처갓집과의 갈등이란 무엇인가 고민이 된다. 남편은 남편으로서의 역할, 엄마는 엄마로서의 역할, 부모가 자식을 바라볼 때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되는지 중요했다. 우리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스르륵 보면서, 법륜스님의 그 내용이 그 내용인 수많은 강의들을 되새기면서, 명쾌한 그 내용이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기준이 되고 선이 되었다. 지혜로운 선을 잘 지키고, 그 선에 집착하지 않고 항상 매일매일 새롭게 세상과 나를 본다. 

 트윤이와 리림이가 집착하지 않고 순간순간 열심히 사는 법은 날마다 웃는 날. 그 책의 저자인 법률스님에게 배웠다.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산다. 도전하고 개척한다. 세상이 더 따뜻해 지기를 바라면서.

# 날마다 웃는 집

트윤 : 근데 보면 우리는, 날마다 웃는 집이라는 책이 난 굉장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우리 집에 가장 근본적인 방향이라 생각하는 거지. 

사실 결혼했을 때 뭣도 없었으니까. 애들을 키울 때 돈이 많이 드니 적게 드니, 이런 거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 결혼하면 무슨 전셋집을 살아야 되느니, 돈이 있어야 되느니, 집이 있어야 되느니, 뭐 그런 거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여유도 없었잖아. 

리림 : 마음만 갖고 결혼했지. 마음만 갖고

트윤 : 어 그 마음만 갖고 시작을 하다 보니깐, 그 마음만 가지고 시작하는 우리들의 가장 큰 목표는 날마다 웃는 집 행복한 집이었던 것 같아.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 된 거지.
  근데 이게 또 굉장히 중요했던 것 같아. 나는 그 부분이 되게 중요했던 것 같아. 이게 어떻게 하면 행복하지라는 생각을 항상 머릿속에 하는 거지. 기본적으로 돈이 많아야 된다거나 아니면 애들 교육을 잘 시켜야 된다거나 이 자체가 부모로서의 목표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날마다 웃는지 행복한지 이게 항상 목표였던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지금 우리는 대화를 많이 하잖아. 매일 하잖아, 매일매일 대화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날마다 웃는 집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인 것 같아. 항상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하고, 우리 주변 환경도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없잖아. 그 변화 때문에 시시각각 우리 생각도 달라지고, 상황도 달라지고 우리가 해야되는 행동들도 달라지거든 그럼 그거에 대해서 언제 이야기를 나누느냐. 우리 매일 같이 이야기를 하는 거지. 

트윤 : 그리고, 그러면 우리는 행복해야 되니까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까, 더 멋지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런 문제는 계속 이제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서로 대화를 나누게 되는 거야. 그리고 자식들에 대해서 교육에 대해서 이런 모든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적은 없기 때문에,  굉장히 유연하게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리림 : 요즘은 애들을 키울 때 오빠랑 나랑 얘기한 게 교육관이 아니고 가치관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어

트윤 : 어 맞어 가치관. 

리림 : 어떠한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 그지, 인간이 어떠한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되길 바라는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게 애들한테 전해지는 거야. 단순히 수학 영어 뭐 잘해야 돼, 몇 점을 받아야 돼. 무슨 대학을 가야 되는 게 아니고 나는 한 인간으로서 키우는 게 내 목표인거지. 

트윤 : 그니까 이게 순서가 있는 것 같아. 사람의 마음가짐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의지. 이제 스스로 해내겠다는 의지. 자발적인 태도. 그리고 습관처럼 만들어지는 태도. 이런 태도들이 이젠 애들한테 준비가 됐을 때 그러면 준비된 너희들이 뭘 하고 싶은지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거지.

리림 : 맞아 마음의 준비가 돼야지. 그 다음에 내가 갈 길을 찾아서 갈 준비를해. 

트윤 : 그러니까, 우리가 사실 애들 교육이라든지 이런 것을 필요 없다. 이런 식으로 생각했던 건 단 한 번도 없어. 

리림 : 없지 없지. 

트윤 : 근데 항상 아이들이 스스로 이것을 해낼 수 있게끔 그 마음의 태도를 잡아주는데 항상 포인트를 뒀는데, 그 이유는 뭐냐 근데 이거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도 우리는 항상 행복, 더 없는 행복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항상 품고 가는 것 같아. 

리림 : 우리도 애들한테 항상 얘기할 때 네가 나중에 행복하게 살려면 이렇게 해서 되겠냐라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나? 

트윤 : 맞어. 

리림 : 그렇지? 

트윤 : 우리는 돈이라는 것에 있어서도, 부부라고 하는 것에서도, 결혼 가정을 꾸리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항상 행복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행복한 사람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니.


  행복은 행복해질 준비가 된 자에게 찾아온다. 우리의 목표는 날마다 웃는 집이었다. 그 목표는 우선 나의 목표였고, 부부의 목표였고, 그리고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달을 가리키는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며, 우리는 달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매일 같이 이야기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밤하늘의 달 모습을 보면서,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탐구했다. 

 

# 자식은 부모의 거울

트윤 : 우리 아이들한테 이제 가장 중요한 교육 중의 하나가 부부가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 진실되게 화목한 모습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보여주기 위해 행동하는게 아니라. 사는 모습이 행복한 것. 이게 부모가 해야하는 역할이야

리림 : 행복하게 사는 모습. 

트윤 : 그리고 서로를 믿고 힘차게 나가는 모습. 이 모습을 보여준 게 어떻게 보면 부모가 할 수 있는 돈이 안 들면서 가장 중요한 근본적인 교육이라고 생각을 해. 그런데 이 시작은 결국에는 또 근본으로 들어가서 우리는 날마다 웃는 집, 행복한 집을 만들고 싶었어. 그리고 그 마음이 됐던 게 그 책이었던 것 같아 날마다 웃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행동에는 한계가 있다. 때로 사람을 보면 거짓말을 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느껴질 때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행동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 행동에 마음이 없다고 느끼게 한다. 그래서 말과 행동을 진실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은 그 말과 행동을 보면서 배운다.

# 러블리 림, 트러스트 윤. 사랑과 신뢰

  러블리 림, 트러스트 윤. 부부관계의 근본이 무엇일까. 법무법인 사무장 트윤이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애정과 신뢰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살아보니 그 말이 참 정답이다. 애정이 있어야 하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 애정은 있는데 믿음이 없으면 사랑하지만 이별하는 드라마를 찍게 되고, 신뢰는 있지만 애정이 없으면, 애정있는 다른 누군가를 찾아 만나는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다시 돌아가서, 날마다 웃는 집. 그 집은 수림하우스에 살고 있는 트윤이와 리림이가 사랑과 신뢰로 꽃피우고 싶은 집이다. 늦은 밤 부부의 수다는 따스하고 흔들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