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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림, (트러스)트윤. 부부의 두 번째 이야기 – 사랑은 덧없기에, 언제나 충만하다

호혜성빠 2024. 10. 17. 16:32

# 사랑은, 변하는 건가요?

트윤 : 우리 결혼하기 전에 마누라가 나한테 물어봤던게 뭐지?

리림 : 사랑이 변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물어봤었던 것 같아요. 오빠랑 연애할 때

트윤 : 내가 뭐라고 했지? 

리림 : 응 변한다고 했어. 변하지 않는 게 이상하죠. 

트윤 : 내가 그렇게 대답을 했을 때 마누라 표정이 너무 재미있었어. 마누라의 그 표정을 내가 아직도 잊지 못해 진짜 동공이 흔들리더라구. 

리림 : 진짜, 왜 변한다고 생각해요? 진짜 그랬었던 것 같아. 나는 사랑의 마음이 변하냐고 물어본 건데, 변한다고 하니까, 나를 사랑하지 않겠다는 건가 라는 걸로 받아들인 거지.

트윤 : 맞어. 근데 나는 반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그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어. 

 
  어제의 나랑, 오늘의 내가 같을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가 다른데, 어제의 사랑과 오늘의 사랑이 같고, 오늘의 사랑과 내일의 사랑이 같을 순 없다. 그렇다면,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사랑은 변한다. 그리고 굳이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나는 사랑은 변한다고 대답을 했다. 
 
  시간과 장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를 바라보면서 사랑 가득한 대답을 바라던 리림이의 눈동자와, 변한다는 답변에 심하게 흔들리던 동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느낌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너무 재미있다.
 
# 답은 정해져 있지만,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도,

트윤 : 그러니까 근데 약간 그때 재미있는 얘기를 하자면, 마누라가 그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마누라한테 사실 장난을 하고 싶었어.
 
리림 : 그랬군.
 
트윤 : 결국에는 당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오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그런 느낌의 그 대답이 나오겠지만,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뽐내고 싶은 마음 있잖아.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뽐내고 싶은 마음 약간 중2병적인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
 
리림 : 그래, 어, 근데 나는 오빠가 무슨 말 하면, 웬만하면 말하는 대로 어 그렇구나 막 이러고 듣잖아.
 
트윤 : 어 난 그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 마누라가 딱 그 질문을 던졌을 때, 난 너무 재미있었어 사실은.
 
리림 : 지금은 이제 이런 얘기를 처음 들으니까 되게 킹받는데.

 
   사랑은 변함이 없어라는 대답을 기대하는 리림이의 눈빛은 장난끼를 발동시켰다. 결국 그 말을 하겠지만, 직선도로로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돌아도 가고,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도 된다. 모로 가든 정확히 가면 된다. 그래도 되는 것은 내 마음의 방향은 정해져 있었고,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 사랑은 항상 있지만 그 사랑은 지금은 없다.

트윤 : 마누라가 그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의도는 그거잖아. 어떻게 사랑이 변해. 난 마누라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을 거야.
 
리림 : 아니 그때는 마누라가 아니었지. 리림이에 대한 사랑은 오빠는 변함이 없어. 리림아. 뭐 이런 걸 원했던 거지.
 
트윤 : 맞아. 근데 그 원하는 대로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그런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 또 사랑에 대한 내 가치관도 있었던 것 같아. 왜냐하면 나는 항상 생각을 했었거든 사람들이, 저 연인들은, 저 부부들은 왜 싸울까? 왜 싸우게 될까?
 
리림 : 그땐 부부가 아니고 커플이겠지.
 
트윤 : 근데, 딱 보면은 너무 이렇게 사랑에 집착을 하더라고, 사랑이 전부인줄 알고 만나더라고. 옛날에는 막 사랑했던 그 모습 있잖아, 근데 그 모습이라고 하는 게 뭔가 고정되어 있어, 그때의 느낌, 기억 생각, 감정이 막 고정되어 있어. 그게 사랑이야.
 
리림 : 그거를 오빤 집착으로 느낀 거지.
 
트윤 : 뭔가 추억 같은 집착으로, 그때 옛날에 느꼈던 그 느낌을 계속 사랑이라 느끼고 집착을 하면서.
 
리림 : 이것은 반드시 막 유지되어야 돼 막.
 
트윤 : 근데 나는 그게 결국 싸움의 시작이 된다고 느꼈던 것 같아. 계속될 수 없잖아. 그때의 사랑은, 이미 지나갔자나.

 
  나와 너가 만났다.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마주 보고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사랑의 감정을 느낀 시간은 찰나에 이미 과거가 되었다. "그 사랑"은 지금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그때의 사랑이 지금도 있기를 바라고, 미래에도 있기를 바란다. 미래에 있을지 없을지 모를 과거의 사랑 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확인을 해야하고 확답을 듣기를 원하지만, 항상 걱정이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 사랑이 덧없음을 알기에, 사랑은 언제나 충만하다.

리림 : 왜냐하면 오빠는 그때 이미 부처님 말씀을 공부를 많이 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거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나는 오빠를 만나고 나서야 이제 오빠한테 상담을 하면서 착한 딸 컴플렉스라던지. 내가 그때 현실적으로 느꼈던 고민을 항상 오빠한테 상담을 했었으니까. 그제서야 이제 불교적인 사고를 하게 된 거였지. 그래서 그런 얘기는 이제 오빠한테 처음 들은 거지. 오빠는 절 오빠였어. 이상한 절 오빠
 
트윤 :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거는 방향. 우리, 너, 나. 리림이랑 나랑 가는 방향은, 우리는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지만, 그 함께 가는 그 와중에서 수많은 굴곡이 있을 것이고, 수많은 것들을 만날 것이고, 경험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이 일어날 것이고, 그 경험과 감정은 사랑과 만날 것이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우리 사랑의 모습은 변해갈거지만, 우리는 결국 사랑과 함께 갈 것이다. 우리는 내가 손을 잡고 같이 가는 사람은 마누라다, 리림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었어.
 
리림 : 그때 그 얘기 했었던 것 같아. 그때 막 우리는 막 광릉 봉선사 템플스테이를 준비하려고 광릉 숲을 막 산책하면서도 계속 이런 얘기를 했었던 것 같고 시종일간 이런 대화를 계속했었던 것 같아.

트윤 : 우리는 항상 변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있었어. 마음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우리들도 이렇게 변해가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있었어. 감정이라고 하는 것도 변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절에 느꼈던 사랑이라는 그 감정도 당장 내일 모레 그 마음이 그대로 가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었던 것 같고 항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 그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물론 그 과정 중에서도 여러 가지 풍파들이 있었지만 어려움도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 결혼을 생각했다. 사랑은 변하지만 사랑과 함께 갈 것이다. 그 시절의 중2병 걸린 트윤이는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결혼을 했고,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보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는 좋은 일 힘든 일 빠르게 인정하고 수용하고, 다음을 준비했다. 사랑이 덧없음을 알기에, 사랑은 언제나 충만했다. 부부는 삼남매들과 감사하며 살고 있다.
 
#사랑은_변한다 #덧없지만_충만한 #부부_삼남매 #일상_에세이